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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순간이 있습니다. 말수가 줄고, 부모와의 대화를 피하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당황스럽고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저 역시 그런 변화를 마주하며 고민이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딸이 이제는 제 질문에도 단답형으로 답하거나, 때로는 대꾸조차 하지 않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다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러던 중 김종원 작가의 단단한 말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이 안에서 하나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부모의 말보다 글이 아이의 마음에 더 깊이 스며들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 문장씩, 짧지만 의미 있는 글귀를 적어 딸의 방에 두기 시작했습니다. 강요하지 않고, 훈계하지 않으며, 단지 그 문장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를 바라며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부담 없이 전하는 메시지, 글의 힘
사춘기 아이들은 부모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뜻으로 말을 해도, 아이에게는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자기 생각과 감정을 부모에게 쉽게 내보이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지요. 하지만 글은 다릅니다. 말과 달리, 아이가 스스로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줍니다.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지 않아도, 글을 통해 부모의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딸이 문장을 읽었는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처음에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엄마는 네가 소중하고, 네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라는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무심히 지나가던 아이가 어느 날은 방에 놓인 메모를 슬쩍 챙겨 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 어느 날은 “이 말, 엄마가 쓴 거야?” 하고 묻기도 했어요. 직접적인 대화는 아니었지만, 저는 그 작은 변화가 반가웠습니다. 강요하지 않아도, 강렬한 가르침을 주려 하지 않아도, 글은 아이의 마음속에 천천히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빠른 결과를 기대하지 말자
사춘기 아이와의 관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오늘 던진 한 마디가 아이의 마음을 당장 바꿀 수는 없지만, 그것이 씨앗이 되어 언젠가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도 딸과의 대화가 예전처럼 술술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딸의 방에서 사라진 메모를 보면 ‘읽었구나’ 하는 작은 희망이 생깁니다. 때로는 아이가 메모를 그냥 넘길 수도 있고, 아무 반응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진심이 담긴 말은 결국 아이의 마음속에 남게 된다고 믿습니다.
‘자식농사’라는 말이 있지요. 농부가 씨앗을 뿌리고 정성껏 키워 결실을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듯, 자녀를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아이를 위해 부모는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쏟아야 합니다. 단순히 좋은 성적이나 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는 것이 우리의 진짜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사춘기 부모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이 어려워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이 방법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꼭 글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부모의 사랑과 지지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아이와의 관계는 경쟁이 아니라 기다림의 과정입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아이 또한 우리를 필요로 합니다. 비록 지금은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그 벽 너머에서 아이는 여전히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사랑을 전해주세요.
혹시 여러분도 사춘기 자녀와의 소통을 위해 시도해 본 방법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우리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부모들이니까요. 우리의 따뜻한 노력들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작은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